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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Letter_ 바위틈

                                   

                                                                                             강 영은

 

살며시 봄이 왔습니다.

수줍은 듯 조용히 찾아오는 봄을 제일 잘 알려준 것은   

화려한 봄꽃도, 새파란 기개로 돋아난 싹도 아니었습니다.

척박한 바위틈새에서 조용히 고개를 내민 이름없는 들꽃,

겨우내 바위틈에 숨어있던 씨앗이 피어올린 들꽃이었습니다.

커다란 바위틈에 빠꼼이 고개를 내밀고 웃는 작은 꽃을 보며

왜 그 씨앗은 하필 돌 틈에 자리잡았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마 바위틈처럼 숨기 좋은 곳이 없었을듯싶습니다.

거칠게 부는 비바람이나 사납게 쪼는 새의 부리로부터

안전하게 숨을 수 있는 바위틈.

문득 바위틈새 들꽃의 조용한 쉼이 부러워졌습니다.

 

 

아름다운 사랑의 시 아가서에는 “바위틈” 얘기가 나옵니다. 거기서 예수님은 우리를 이런 고운 이름으로 부르십니다.

바위틈 낭떠러지 은밀한 곳에 있는 나의 비둘기야!”

 

예수님이 사랑하는 사람들은 바위틈의 쉼을 압니다.

오랜 세월 거친 세파에도 흔들림 없는 만세 반석,

우리 때문에 상처 나서 갈라진 그 반석 틈에서 얻는 쉼을…

침을 당한 반석에서,

창에 찔려 벌어진 주님의 상처에서 나오는 치유의 쉼을…

 

모진 비난의 화살이 날아올 때마다

험한 시험의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상처 난 마음 풀 수 없는 매듭으로 고생할 때마다

문득 달려가 고갤 묻는 반석의 따뜻한 틈새.

 

 

바위틈 은밀한 곳을 아는 사람만,

은밀한 곳에서 나누는 사랑의 밀어를 이해하는 사람만

매일 반석으로 가서 숨습니다.

하루라도 안 보면 예수님의 목소리가 이렇게 귀에 맴돌기에...

바위틈 낭떠러지 은밀한 곳에 있는 나의 비둘기야!”

네 얼굴을 보게 하라! 네 소리를 듣게 하라!”

네 소리는 부드럽고 네 얼굴은 아름답구나!” (아가 2:14).

 

 

비둘기는 여느 새보다 귀소성이 강한 새입니다.

언제나 자기가 본래 있던 곳으로 날아오는 새입니다.

보통 비둘기는 바위틈이나 외진 곳에 거하지만   

주인을 모르는 산비둘기는 반석 틈에 둥지를 틀지 않습니다.

길드는 집비둘기 종류만 반석 틈에 둥지를 틉니다.

 

반석 틈의 쉼을 아는 사람만,

주님과 나누는 은밀한 사랑의 향연을 아는 사람만,

그리고 주님이 부르시면 금방 답하는 사람만

나의 비둘기야”라고 불립니다.

주님의 사랑에 취한 사람의 눈을 보며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눈은 시냇가의 비둘기 같은데 젖으로 씻은듯하고 아름답게도 박혔구나” (아가 5:12).

 

 

 

봄 숲을 걷다 바위틈새에 수줍게 피어난 작은 들꽃을 보며

문득 내게도 숨을 바위틈이 있다는 것이 행복해졌습니다.

바위틈 은밀한 곳에서 노는 비둘기처럼

입을 동그랗게 벌리고 “구구구…” 노래하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