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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Letter_ 믿음에 대하여

 

                                                                                           강 영은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처음으로 맞춘 렌즈를 눈에 끼던 날을…
달라진 눈에 희뿌옇던 세상은 환하게 빛났고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나래비서 눈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갑자기 새로운 세상이 열린 듯했습니다.

눈에 따라 세상은 달라 보입니다.
마음의 눈에 따라 서로 다른 상이 맺힙니다.
믿음의 눈에는 믿음의 상이 맺히고
절망의 눈에는 절망의 상이 맺힙니다.

마음의 눈에 믿음의 렌즈를 끼워야 하겠습니다.
마음의 창에 믿음의 덧유리를 씌워야 하겠습니다.
희망과 소망과 인내의 상이 잘 맺히도록…

믿음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희망을 피워냅니다.
믿음은 보이지 않는 그 너머의 것을 봅니다.
믿음은
아무도 보지 못하는 것을 읽어내고 보이지 않는 세계의 문을 엽니다.

외모를 취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눈에서,
그 너머의 것을 보시는 하나님의 눈에서
눈으로 읽을 수 없는 것을 읽으시는 하나님의 마음에서
믿음은 나왔습니다.

지금 보이지 않아도 분명히 있고,
지금 느껴지지 않아도 확실히 깃들어 있고,
겉으로 보이지 않아도 속에 가득 차있고,
겉에 나타나지 않아도 깊숙이 고여있는
그 어떤 것을 아는 믿음, 그 무엇을 보는 믿음…

믿음은
두꺼운 얼음장 밑에서 봄을 보고
겹겹이 쌓인 고치에서 나비의 날개를 봅니다.
작은 도토리에서 울창한 참나무 숲을 보고
가녀린 초생달에서 터질듯한 보름달을 봅니다.

믿음은
펼쳐진 들녘에서 무당벌레가 앉아 있는 작은 풀잎을 보고,
우거진 숲 속에서 숨어 흔들리는 나뭇잎새와 꽃봉오리를 봅니다.
동틀녘 어둠의 껍질 속에서 환한 아침 빛의 알갱이를 보고,
허공 속에서 노래하는 새와 구름 사이의 하늘 궁전을 봅니다.

믿음은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않고,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치 않으며,
거꾸러뜨림을 당해도 쓰러지지 않습니다.
믿음은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잠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영원한 것을 봅니다.

작은 겨자씨 땅에 묻혀
후일 비바람 견뎌내는 거목이 되듯,
가슴에 품은 작은 믿음의 씨앗
후일 화사한 믿음의 꽃밭 일구어낼 것을 알기에,
그 믿음의 꽃나무 아래 벌어질 향연 믿음의 눈으로 보기에,
우리는 오늘도
이 척박한 땅에 믿음 하나만을 가지고 걸어갑니다.
믿음 하나만을 믿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