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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Letter_ 겨울이 지나지 않고는 봄이 올 수 없듯이

                                                                                                                강 영은

찬 바람 한 자락 끝에 살짝 묻어나는 미풍이
긴 겨울 끝이 보인다고 말을 해줍니다.
봄이 오는 소리 행여 들릴까 담벼락을 기웃거리던 햇살이
길게 누워 기지개를 켭니다.

겨울을 지나지 않고서는 봄이 올 수 없듯이
인생의 겨울을 지낸 사람에게만 봄이 옵니다.
매운바람 견딘 가지에 봄꽃이 더 찬란하게 피듯
고통의 무게를 견딘 사람에게 삶은 더 빛납니다.

“환난의 떡과 고생의 물”(사 30:20)을 맛본 사람만,
“밭가는 자가 등을 갈아” 그 등 위 고랑이 길게 진(시 129:3) 사람만
서릿발처럼 매서운 인생의 겨울의 아픔을 압니다.

광야의 당아새같이, 지붕 위에 참새같이 외론 밤 지새고(시 102:7)
연기같이 소멸하는, 냉과리같이 뼈가 타는 낮을 지내야(시 102:3)
눈발처럼 차가운 인생의 겨울의 고독을 압니다.

고통의 얼음꽃 고드름처럼 응얼져 달리고
온몸 떨리는 추위 속에 손발 시린 다음에야
새뽀얀 소망의 입김 뿜어져 나오고,
고난의 시린 얼음길 걷고
시험의 눈보라 고개 넘어야
따뜻한 봄에 다다르기에,
지금 지나고 있는 겨울 한올 한올은 선물입니다.

겨울 속에 숨어있는 봄을 찾아내려면,
아직 더 인내를 배워야 합니다.
겨울 속에 잠든 봄을 끄집어내려면
아직 더 믿음을 배워야 합니다.

봄의 주파수에 귀를 맞추고, 봄이 오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하나의 미동에도 가슴을 열고, 하나의 움직임에도 촉각을 세우고…
그래야 얼른 마음 밭에 꿈틀거리는 씨앗들 끄집어내고
그래야 얼른 봉긋이 솟아나는 꽃망울들을 피워낼 수 있습니다.

겨울을 지나지 않고는 봄을 맞이할 수 없습니다.
겨울의 벌거벗음을 겪지 않고서는 봄의 풍요를 덧입을 수 없습니다.
긴 겨울을 견디며 깊어진 충만으로,
긴 겨울을 지내며 쌓은 인내로 봄의 문은 열립니다.

오늘
지나가는 겨울의 길목에서 한 분을 떠올려 봅니다.
인생의 겨울 속에서도 봄으로 사신 분,
그 앞에 있는 즐거움을 위해 십자가를 참으신 분…
주님,
이렇게 봄을 기다리며 당신을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