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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Letter_나와 함께 이 잔을

                                                                                                        강 영은

어느 날 한 어머니가 두 아들과 예수님을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마음의 소원을 말했습니다.
“저의 두 아들을 주의 우편에 주의 좌편에 앉게 하옵소서!”
예수님이 물으셨습니다.
“나의 마시는 잔을 함께 마시며 나의 침례를 함께 받겠느냐?”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미처 몰랐습니다.
주님과 함께 마셔야 하는 그 잔이 시련과 고통의 잔이라는 것을…
주님과 함께 받아야 하는 그 침례가 고난과 죽음의 침례라는 것을…


가끔씩 주님이 우리 마음에 찾아오셔서 물으십니다.
“나의 마시는 잔을 마실 수 있겠느냐?
우리는 자신 있게 대답합니다.
“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모릅니다.
주님을 따를 때 마셔야 하는 잔이 얼마나 쓴 잔이라는 것을…
직접 그 잔을 마실 때까지는…


주님과 마시는 잔은 그냥 잔이 아닙니다.
여러 맛이 뒤섞인 쓰디쓴 잔입니다.

살아나려는 자존심을 초연히 삼켜야 하는 인내의 잔,
끓어오르는 분노를 차분히 삭여야 하는 오래 참음의 잔,
핍박과 억울함을 조용히 참는 견딤의 잔입니다.

쓰라린 고통을 이겨내는 인고의 잔,
날카로운 비난을 받아내는 감내의 잔,
가슴에 사무치는 슬픔을 재우는 침묵의 잔입니다.


자주 주님이 우리 삶 속에 찾아와 물으십니다.
“나의 받는 침례를 받을 수 있겠느냐?”
우리는 주저 없이 약속합니다.
“네, 받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모릅니다.
주님과 함께 받아야 하는 침례가 얼마나 아픈 것이라는 것을…
직접 그 침례를 받을 때까지는…


주님과 함께 받는 침례는 그냥 침례가 아닙니다.
여러 가지 고난이 섞인 아프디아픈 침례입니다.


물벼락처럼 쏟아지는 모욕을 참고 가는 침례,
흙가루 끼얹어지듯 뿌려지는 비방을 업고 가는 침례,
모래처럼 퍼부어지는 폭언을 안고 가는 침례입니다.

주님과 함께 죽고 장사 되어 물속에 잠기는 침례,
주님과 함께 살아 물에서 일어나는 부활의 침례,
새로운 피조물로 변화하는 새 삶의 침례입니다.

때때로 주저 없이 대답하는 우리들은 미처 생각하지 못합니다.
영광의 면류관을 쓰기 전에 먼저 고난의 면류관을 써야 하는 것을…
주님의 좌우편에는 못 박혀야 할 십자가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주님의 보좌 앞에는 넘어야 할 고난의 언덕이 있다는 것을….

식탁에 앉아 마시다 반쯤 남은 빈 잔을 바라봅니다.
그리곤 조용히 마음속에 생각해 봅니다.
주님과 함께 마시기 때문에 그리 쓴 잔은 아니라고…
주님과 함께 받기 때문에 그리 아픈 침례는 아니라고…
아니, 주님과 함께하기에 달콤한 잔, 행복한 침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