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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Letter_깨어진 옥합에 흐르는 사랑의 노래

 

강 영은                                                                                             

 


노래하라면 하겠습니다.
그러나 나의 사랑의 노래는 사랑보다 더한 노래여서
다 노래 할 수가 없습니다.

고백하라면 하겠습니다.
그러나 나의 사랑의 고백은 사랑보다 더한 고백이어서
다 읊조릴 수가 없습니다.

전하라면 전하겠습니다.
그러나 나의 사랑의 이야기는 사랑보다 더한 이야기라서
입으로 다 전할 수가 없습니다.


나의 사랑은 어디에도 담을 수가 없습니다.
순전한 나드 한 옥합에 담아도 모자라는 사랑,
당신께로만 향한 사랑입니다.


긴 밤 어둠 속에서 캄캄하게 일구던
지치고 상처 입고 구멍 난 나의 삶 속에
한 줄기 빛이 비치던 그 날을 잊을 수 없습니다.

일곱 번이나 꾸짖어주신 사랑의 음성에
영혼을 옭아매던 무거운 사슬이 떨어져 나가고
암흑의 그림자 덮인 내 마음이 당신의 탄원으로 깨끗하게 된 그 날을…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절망과 두려움으로 먹먹하게 떨리던 순간,
마치 영겁이 지난 듯 엎어진 시간 속에서
부드럽게 내 귀를 스치는 목소리,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치 말라!...”


아무도 모를 것입니다.
당신의 무릎 아래 앉을 수 있게 된 이 행복을…
아무도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당신의 입에서 나오는 진리의 꿀 송이를 맛보는 이 기쁨을…
“마리아는 이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

말하라면 말하겠습니다.
그러나 내가 들은 당신의 음성은 너무 깊은 사랑의 울림이어서
세상에서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는 너무 따뜻한 목소리여서
내 말에 다 담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라면 그리겠습니다.
그러나 내가 본 당신의 얼굴은 너무 아름다운 얼굴이어서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너무 빛난 모습이어서
내 그림에 다 그려 낼 수가 없습니다.


주여,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이 베푸신 사랑의 억만 분의 일도 채 되지 않을
나의 사랑을 옥합에 담았습니다.

세상을 위해 깨뜨려지는 당신의 귀한 몸을 위해
나의 옥합을 깨뜨립니다.
가치없는 내 몸과 영혼과 소욕도 함께…

주여,
당신을 영원히 사랑하겠나이다.
깨어진 옥합에 흐르는 향기로운 노래는
나를 위한 당신의 죽음과
나를 위한 당신의 부활을 기리는 영원한 찬양…

끝없이 흐르는 내 마음의 사랑의 노래 속에는
천근의 나드에도 비교할 수 없는 당신의 향기가 스며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