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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Letter_주님 초대해 주십시오

 

강 영은                                                                                                                       

 

 

주님,

가을 숲으로 초대해 주십시오.
위대했지만 떠들썩했던 여름이 가고
조용히 마음 살피는 가을이 오는 길목,
겸손의 벤치에 당신과 함께 앉아
순례의 고단함을 풀고 싶습니다.


“엎드리라, 우리가 넘어가리라”(사 51:23) 고 하던 자들에게
허리를 땅같이 낮게 펴며,
“내 등에 갈아 고랑을 길게 지었”(시 129:3)던 자들에게
등을 내주던 괴로움도 잠시 잊은 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으나 악한 이름으로,
참되시나 잠깐 속이는 자처럼 대접 받으셨던(고후 6:8)
당신 곁에 앉아
따뜻한 위로를 느끼고 싶습니다.


“무명한 자 같으나 유명한 자”로,
“죽은 자 같으나 산 자”로,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며
“아무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고후 6:9,10)로 사는 기쁨과 고난을
주님,
당신 외에는 누가 알겠습니까마는
그래도 이 가을에는 정다이 함께 앉아
괜스레 당신의 칭찬의 말을 청해 듣고 싶습니다.


주님,
당신 곁으로 초대해 주십시오.
“하나님의 일꾼으로 자천하면서”
아무리 많이 견디고 궁핍과 곤란을 당했다 해도,
아무리 요란한 것과 수고로움으로
자지 못하고 먹지 못했다 해도(고후 6:4,5),
당신이 겪으신 큰 고난 앞에선
고개조차 들 수 없이 부끄러워
살며시 새끼손가락 내밀며
끝까지 이 길을 가겠다고 약속하고 싶습니다.


주님,
욕됨을 받아도 당신을 위하여 받고
돌림쟁이를 당해도 당신의 영광을 위해 당하며,
앞날에
오래 참음과 견딤의 시간들만 줄 서 있다 해도,
주님을 위해 산 날들이 너무 소중하고
주님을 위해 살 날들이 너무 감사해
이 가을 맞으며 당신을 노래합니다.


주님,
당신 곁으로 초대해 주십시오.
주님 곁에 머물면
시원한 바람 한 줄기 불어 가슴 뻥 뚫리고
당신 곁에 머물면
지친 여정길에 샘물 마신 듯 기운을 얻습니다.

초대해 주십시오.
당신의 종입니다.
초대해 주십시오.
당신의 증인으로 살겠습니다.


이 가을
수확의 계절 맞아 마음 바빠도
씨 뿌리신 이는 주님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며
오늘 당신과 함께
조용히 가을 숲 벤치에 앉아 있고 싶습니다.
주님,
초대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