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er2

Love Letter_당신의 겟세마네로

 

 

강 영은                                                                  

 

주님,
저를 데려가십시오.
죄의 무게로 쓰러질 듯 휘청이며 걸어가
땀이 핏방울로 돋을 때까지 엎드려 기도하시던
당신의 고통의 겟세마네로…

빛깔 좋은 욕망이 옷자락을 잡을 때,
죄가 고운 치장으로 다가와 영혼을 흔들 때,
포기하고 싶잖은 욕심으로 발걸음이 비틀거릴 때,

주님,
저를 데려가십시오.
신비스러운 고통의 잔이 당신의 손에서 떨리고
인간 위해 지불할 값에 당신의 영혼 흔들리던
고뇌의 겟세마네로…


주님,
저를 데려가십시오.
아직도 죄가 넘실거리며 파도처럼 저를 넘보거든…
하나님의 빛의 임재가 떠나고
죄악의 무게 만큼 진노가 당신의 어깨를 누르던,
그 어둠 속에서 당신의 영혼이 조금씩 파쇄되던
슬픔의 겟세마네로…

그곳에서
제 죄의 무게로 가슴 아프고
제 죄책으로 심장 눌려 엎드린
당신의 머리를 두 손으로 받쳐드리고
당신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울게 하십시오.

그곳에서
보게 하십시오.
타인보다 상하신 당신의 얼굴,
인생보다 상하신 당신의 모양을…
나의 윤택과 나의 안일과 나의 호사와 바꾼
당신의 초췌와 당신의 비통과 당신의 번민을…
그곳에서
당신과 함께 뜨거운 눈물 한없이 흘리게 하십시오.


주님,
저를 데려가십시오.
인류의 운명이 저울 위에서 떨던 그 순간,
저를 위해 멸시와 고통의 쓴잔을 마시기 위해
눈물로 기도하시던 곳,
떨리는 입술에 그 잔을 대시던
당신의 번민의 겟세마네로…

그러나 끝내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축원하며
한 방울 남김없이 잔을 비우시던 곳,
당신의 생명과 내 죄악이 맞바꿔지던
그 인고의 겟세마네로…


인생의 짐 무겁고
고난의 세파 힘겨워 맘 흔들릴 때,
어둠의 터널 지나며
영혼의 슬픔에 가시 박힌 듯 맘 아플 때,
주님,
저를 데려가십시오.
벌써 십자가의 그늘 덮였던 외로운 겟세마네로…
거기서
이미 피 흘리시는 당신의 옆구리로 가까이 다가가
가만히 당신의 숨소리를 듣게 하십시오.
거기서
이미 못 박히신 당신의 손에 내 손을 얹고
영겁의 세월 울며 죄를 미워하게 하십시오.


주님,
데려가십시오.
영혼이 으스러질 때까지 저를 위해 기도하시던
당신의 아름다운 겟세마네로…
당신은 사라져 없어져도
저를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내어주신
당신의 사랑의 겟세마네로…

그곳에서 제 영혼 함께 죽고
그곳에서 제 영혼 당신과 함께 살아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