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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Letter_그런 편지가 되고 싶습니다

 

강 영은 

 

 

팔랑 떨어지는 마른 잎새 한 장이
우체부가 놓고 간 편지처럼
발 앞에 떨어집니다.
편지를 받고 싶은 계절입니다.

사르륵 내려앉는 늦가을 잎사귀가
받고 싶던 편지처럼
무릎에 내려앉습니다.
얼른 펴서 읽고 싶은 고향의 편지처럼…
편지를 쓰고 싶은 계절입니다.


편지를 읽으면 알 수 있습니다.
그 편지 속에 담겨있는 색깔을…
편지를 펴면 읽을 수 있습니다.
그 편지 속에 서린 영혼의 빛깔을…

한가위 만월 같은 충만한 기쁨과
눈비 품은 잿빛 하늘처럼 어두운 절망과
꽃이 피어나는 화사한 행복과
잎이 시드는 쓸쓸한 슬픔이
편지에는 묻어납니다.


따뜻한 편지
슬픈 편지
외로운 편지
어두운 편지…

편지는 한 장의 종이라도
그 속에는 색깔이 있습니다.

편지를 펴면 맡을 수 있습니다.
편지 속에 서려 있는 그 사람의 냄새를…
편지를 읽으면 맡아집니다.
그 영혼이 건네주는 냄새를…


문장 끝 물음표에 찍혀진 뾰족함 속에서
문장 속 느낌표에 서린 넉넉함 속에서
문장 속 이야기에 담긴 은은한 사랑 속에서
영혼 속에 삭여진 냄새가 맡아집니다.

편지 속에는
그 편지를 쓴 사람의 영혼이 녹아 있습니다.
그 편지를 쓴 사람의 마음이 펼쳐져 있습니다.

바람에 우수수 날리는 잎사귀들이
전하고 싶은 편지처럼
받고 싶은 편지처럼
하늘로 날아갑니다.


내가 매일 쓰는 편지가
누군가에게 읽혀진다면 좋겠습니다.
내가 매일 쓰는 편지에서
하나님이 읽혀진다면 좋겠습니다.

내 인생의 편지 속에서
하나님의 색깔이 묻어나고,
내 인생의 이야기 속에서
하나님의 냄새가 묻어난다면 좋겠습니다.


나를 읽고 하나님의 사랑을 읽고
나를 보고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고
나를 만나 하나님의 향기를 맡는다면 좋겠습니다.


내 인생의 편지가 하나님의 편지가 되고
내 인생의 편지가 하나님을 알게 한다면 좋겠습니다.

삶이 고스란히 스며 나오는 편지…
인생이 숨길 수 없이 드러나는 편지…

오늘도 쓰는 나의 편지가
사망에서 생명에 이르는
향기로운 편지가 되기를 기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