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Letter_보이지 않는 옷

 

강 영은                                                                                

 

보이지는 않지만
그러나 알 수는 있습니다.
마음을 울리는 사랑과
가슴을 덥히는 친절과
눈물겨운 겸손이 메아리치듯 감돌고 있으면
그 옷을 입고 있다는 것을…


보이지는 않지만
그러나 느낄 수는 있습니다.
조심스런 배려와
잘못을 감싸는 용서와
부드러운 온유가 별이 회전하듯 주위를 돌고 있으면
그 옷을 입었다는 것을…


보이지는 않지만
있는 옷,
보이지는 않지만
입으면 달라지는 옷,
입은 줄 모르지만
입은 것이 드러나는 옷…

시험이 몰려와 불에 덴 것처럼 마음이 화끈거릴 때,
근심의 가시 돋아나 삶에 어둔 그늘 드리울 때,
얼른 달려가 얻어 입고 싶은 옷이 있습니다.

모래 늪에 빠진 듯 헛바퀴 돌아 삶이 허전할 때
진흙탕에 빠진 새처럼 깃털 무거워 날아오르지 못할 때
얼른 달려가 숨을 수 있는 휘장 같은 그 옷이 그리워집니다.

입으면 나를 숨겨주는 옷.
입으면 내 영혼을 깨끗이 씻어주는 옷.
입으면 나를 둘러싸 막아주는 옷.
전쟁에 나갈 때 입는 갑옷처럼…
악의 불화살을 막아주는 방패처럼…

마치 요술 옷처럼
입으면 모든 것을 이기게 하는 그 옷…


실수로 넘어져 크게 코가 깨질 때면
어김없이 당신은 상처에 붕대를 싸매주시듯,
성령의 기름 발라진 그 옷을 입혀주십니다.

알면서도 엎어져 시커먼 숯검댕이 얼굴에 묻을 때면
의례히 당신은 생명의 물로 씻어주시듯
용서라는 언어가 수 놓인 그 옷으로 덮어주십니다.


아기가 목욕하고 나면
포근한 포대기를 벌려 감싸는 엄마처럼,
벌거벗고 떠는 아기에
배냇저고리를 입혀주는 엄마의 손길처럼,

오늘도
부드러운 당신의 손끝 느끼며
그 사랑의 옷 입고 싶어 나옵니다.

당신의 품에 안길 때
입을 수 있는 옷,
당신이 내 안에 계실 때
빛으로 입혀지는 옷,
온 마음과 영혼을 감싸는 당신의 흰 세마포.
당신의 의의 옷…


오늘도 의의 옷을 입혀주시려고
양팔 벌리고 계시는 주님,
송구스러워 쭈빗거리다
이내 당신의 사랑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당신의 의의 옷 입으며 감격의 눈물 떨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