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_십자가 강도의 믿음에 대한 오해

 

예전에 성경적인 참된 구원을 깨닫게 되면서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기독교인들과 구원에 대해서 토론을 한 적이 있습니다. "믿기만 하면 구원은 아닌 것 같다. 입으로 시인만 한다고 해서 구원받는 것은 아닌 거 같아." 그러면 어김없이 쏟아지는 반론은 "하나님의 거저 주시는 은혜를 폄하하지 마라, 십자가의 강도는 어떻게 구원 받았는가?" 십자가 상의 강도 이야기가 나오면 저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습니다. 십자가 상의 강도는 영락없이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구제받은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때마다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하나님 제가 잠깐 오해했었네요. 역시 하나님은 사랑이 많으시고 구원도 공짜로 주시는 분이시군요. 오해를 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젠 믿기만 하라고 말하는 목사님이나 교회도 오해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성경의 진리를 더 깊이 알면 알수록 십자가 상의 강도의 믿음은 단순히 죽기 전에 ‘아멘’만 하는 믿음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가 만일 저 강도였다면 과연 저 옆에서 죄인들과 같이 십자가에 달려 죽어가는 한 초라한 인간을 메시아라고 고백할 수 있었을까?’ 이런 생각을 하니 그 강도의 믿음이 단순히 ‘아멘’만 하는 지적인 동의 수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조롱하고 비웃고 심지어 그를 따르던 제자들까지 도망가 버린 저 비참한 한 인간을 나는 과연 뭘 믿고 메시아라 고백할 수 있었을까? 온 세상이 그를 향하여 등을 돌렸고, 자신이 아버지라 부르던 하나님마저 등을 돌린, 세상에 웃음거리가 된 저 죽어가는 인간을 내가 무슨 믿음으로 메시아로 인정할 수 있단 말인가?”

저는 정말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믿음 없는 제 모습에 반사된 십자가에 달린 강도의 믿음은 바랄 수 없는 중에 소망했던 아브라함의 믿음과도 일맥상통하는 믿음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강도에게 그런 아브라함과 같은 산 믿음이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가를 영감의 말씀들을 통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회개는 자기 마음대로 살다가 갑자기 되는 것이 아닙니다. 십자가의 강도는 죄와 하나님 사이에서 오래 전부터 갈등하다가 예수님의 삶과 죽음을 보고 예수님을 믿고 자신의 구세주로 받아들이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 대제사장을 비롯한 모든 종교지도자들이 예수님을 야유하고 반대했습니다. 그 당시 온 교회가 예수님을 반대한 것입니다. 심지어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까지 예수님을 부인하고 도망간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 이 땅에서 가장 볼품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마에 박힌 가시관과 손과 발에 박힌 못 때문에 얼굴과 온 몸이 피투성이 상태이고, 제대로 먹고 마시지 못한 채 매맞고 온갖 모욕을 당한 뒤여서 얼굴과 몸은 형편없이 망가진 상태였습니다. 그분은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으며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것도 없는 죄수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십자가 상의 강도는 사람들에게 얻는 인기나 예수님의 외모를 보지 않았습니다. 그는 성경에 기록된 메시아에 대한 예언을 기억했습니다. 그는 예수님의 성품을 보고 성경에 예언된 메시아이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자신을 조롱하고 핍박하는 무리를 위해서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라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빌라도 법정에서부터 골고다 언덕 십자가에 이르기까지 그는 세상을 향하여 눈물을 흘리시는 메시아의 슬픔과 고뇌의 눈빛을 보았고, 십자가를 메고 세상 죄를 지고 가시는 메시아의 무거운 발걸음을 느꼈을 것이며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등을 돌린 이 세상을 향하여 안타까워 탄식하는 고난의 절규를 들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죄 많은 인생을 마감하려는 강도에게 커다란 감동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자신의 모든 죄와 저주, 슬픔과 고뇌의 그림자가 자기 옆에 있는 이 한 사람에게 드리워져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것입니다. 거기서 그는 진정한 해방감을 맛보았으며 하늘 아버지의 가납하심과 용서하심의 메시지를 읽고 온 마음으로 굴복하는 지경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그렇게 자기 인생 마지막 순간을 송두리째 메시아의 고난의 초청에 이끌린 바 된 그는 모든 사람이 등을 돌리고 조롱하는 분위기에서도 예수님을 하나님께서 보내신 메시아로 인정하는 믿음, 모든 사람이 반대해도 홀로 서서 예수님을 따르는 반석 위에 세워진 굳건한 믿음을 소유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십자가 상의 강도의 믿음은 간단한 믿음이 아닙니다. 그 믿음은 온 세상이 깜깜한 암흑으로 뒤덮여 있을 그 때에라도 하늘로부터 임하는 한줄기 빛을 볼 줄 아는 장성한 자의 믿음이었습니다.

“하나님, 저도 매일 십자가에 달려 탄식하시던 예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게 해주세요. 그리하여 세상 모든 사람이 당신에게 저주하며 등을 돌려도 끝까지 당신을 붙잡고 놓지 않는 믿음을 소유하게 해주세요. 죽기 전에 “아멘”하는 비굴한 믿음이 아니라 온 생애가 당신의 용서와 사랑에 붙들려 나의 모든 것을 주님께 굴복하는 그런 십자가 상의 강도의 믿음을 갖게 해주세요. 그리고 아버지시여 연약한 이 믿음, 당신이 흘리신 사랑의 보혈의 피가 생명의 연료가 되어 날마다 타오르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