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증_지금까지 지내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이 눈부시게 맑습니다. 마음에는 감사가 조용히 흘러나옵니다. ‘하나님 감사해요. 오늘 하루도 주님과 동행하며 살기 원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찬송이 하나 있습니다. 부르기 시작하면 울컥하는 찬송이지요. ‘지금까지 지내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 한이 없는 주의 사랑 어찌 이루 말하랴 자나 깨나 주의 손이 항상 살펴주시고 모든 일을 주안에서 형통하게 하시네.’ 이 찬송시를 대할 때마다 지나간 시간들을 생각해봅니다. 아직 33년밖에 살지 않았지만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왔음을 고백할 수밖에 없는 저의 작은 삶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싶습니다.

흔히 말하는 모태신앙으로 태어나 10대까진 교회에서 노는 것이 좋아 교회에 다녔고 어린이 성가대, 중고등부 학생회장 등 여러 가지 활동에는 열심이었지만 정작 마음속에는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믿는 믿음은 없었습니다. 부모님 또한 세속화되어가는 교회제도와 진리의 선포가 없는 현실에 교회 출석을 하지 않고 계신 상황이었지요. 신앙은 교회 출석 여부와는 상관없이 말씀 속에서 인격적인 하나님을 만나는 경험이라고, 성경 속에 모든 삶의 해결과 진리가 담겨 있다고, 성경은 손에서 놓지 않기를 부모님은 늘 당부하셨습니다. 지적인 동의는 되지만 마음까지 와 닿지 않았기에 제 꿈을 위해 바쁘게 공부하고 보통 젊은 세대들처럼 적당한 유흥도 즐기며 20대의 중반까지도 그렇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준비하던 임용고시에 연이어 실패하면서 차선책으로 선택했던 직장생활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잦은 야근과 많은 업무로 정신과 체력이 모두 지쳐갔고 스트레스, 자극적인 음식, 규칙적이지 못한 생활습관이 지속될수록 심신이 약해져 감을 느꼈습니다. 1년 내내 감기를 달고 살고, 피부트러블, 만성피로 등에 시달리며 마음에도 참 평안이 없었지요.

그러던 중 도시의 삶을 접고 시골생활을 시작하셨던 부모님을 통해 한동안 잊고 있던 하나님과 나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참된 진리를 찾고자 갈망하고 계셨던 아버지는 SOSTV에서 전하는 몇백 편이나 되는 설교를 들으시면서 스스로 성경연구를 해오시던 내용과 부합하며 좀 더 명료하게 진리의 사슬이 맞추어지는 경험들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귀한 진리를 소개해주고 싶었던 부모님은 떨어져 사는 언니와 저에게도 여러 편의 설교와 책자들을 건네시며 함께 연구해보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내키지가 않았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하지 않았고 바쁘고 힘든 생활에 지쳐 무엇인가를 찾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았던 것이죠. 그러던 중 휴가 기간 동안 부모님 댁에 가 있게 되었고 어딘지 모르게 달라 보이는 두 분을 보면서 의아했습니다. 감사함으로 생활하시는 모습, 끊이지 않는 설교 말씀과 찬양이 흘러나오는 삶, 충분히 힘든 시골생활인데 역으로 평안해 보이는 부모님의 모습은 저로 하여금 궁금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다시 일상생활을 하면서, 문득 부모님이 전해주신 책자들을 읽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성경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복음서부터 읽기 시작하는데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가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사건으로 다가오며, 사랑의 극치를 보여주는 십자가 사건에 가슴이 먹먹해지더군요. ‘나를 이렇게 사랑하는 분이 계셨지, 나는 그동안 그분을 잊고 살았구나. 어쩌면 잘 알고 있고, 잘 믿고 있다고 스스로 속이며 살았구나‘하는 생각에 하염없이 눈물만 흘렀습니다. 매일 조금씩 성경 말씀 속에서 하나님과 만나며 ‘이 땅에 나를 살게 하신 이유, 존재하는 이유’에 부합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주께서 내 마음에 두신 기쁨은 저희의 곡식과 새 포도주의 풍성할 때보다 더하나이다 (시편 4:7)’ 라는 말씀이 입술의 고백으로 흘러나오는 경험을 할 때 즈음 직장생활을 접고 시골생활을 하시는 부모님이 계신 경북 상주로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천연계속에서 사랑으로 다가오시는 하나님을 만나는 생활이 참 좋았고, 말씀대로 살아가려는 매일의 투쟁 속에서 하나님께서 승리하시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예기치 않은 일이 일어납니다. 2012년 3월경 왼쪽 가슴에 무엇인가가 만져졌고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에 동네병원에서 큰 대학병원으로 옮겨 정밀검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결과를 듣기 위해 일주일을 기다렸고 그 기간 동안 제가 하나님께 했던 기도는 ‘어떤 상황이나 결과와는 상관없이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을 주세요.’였습니다.
엄마와 함께 결과를 들으러 가는 날, 의사로부터 유방암 확진을 받게 되었고 엄마는 슬피 울며 힘들어하셨습니다. 오히려 제 마음은 담담했습니다. 감당할 수 있는 시험만을 허락하시고 피할 길을 주신다는 말씀은 큰 위로로 다가왔고 수술대에 오르는 순간까지도 여호와 하나님의 임재가 충만한 감사의 시간이었습니다. 두려움과 낙망도 소망으로 바꾸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주님의 뜻에 모든 것을 내어 맡기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수술 후 관례처럼 여겨지는 항암이나 방사선치료는 받지 않기로 했고 6개월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으며 생활해오고 있었습니다. 그 무렵 저에게는 같은 신앙 안에서 서로 호감을 느끼고 있는 한 형제가 있었고, 투병하는 과정에서 종종 위로와 격려를 해주는 모습에 마음이 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병력이 있는 상황에서 결혼을 생각한다는 것이 상대에게 미안한 일이라 여겨졌고, 그 형제도 과거의 트라우마로 인해 제게 만남을 더 이상 이어가지 못하겠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런데 자꾸만 제 마음 가운데 형제에 대한 서운한 마음이 올라오더군요. 마주치는 상황이 생길 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았기에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제가 그 형제를 믿음 안에서 한 형제로 볼 수 있고 대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런 기도는 제 마음에 불편함이 올라올 때마다 반복되었고 하나님께서는 완전히 제 마음에서 그러한 상처들이 치유될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수개월이 지난 어느 날 그 형제에게 진정한 사과의 편지와 다시 만남을 이어가고 싶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제 마음은 이미 정리가 된 상태였기에 정중히 거절했고 사과는 이미 제 마음에서 온전히 받아들여졌다고, 자유하라는 말을 건넸습니다. 서로 헤어져 있는 동안 형제에게도 많은 사건과 마음의 투쟁으로 하나님 앞에 굴복하는 경험이 있었고 이번에는 진정으로 하나님 안에서의 만남을 이어가고 싶다는 요청이 몇 개월간 지속되었습니다. 저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면서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고, 우리의 방법과 계획이 아닌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믿음의 교제를 해 보기로 했습니다. 말씀을 나누고 신앙적인 견해도 나누며 친구처럼 지내는 동안, 서로를 이어주는 것은 감정이 주된 것이 아니라 사랑의 원칙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려움 끝에 양가의 허락을 받고 결혼을 결심하게 됩니다.
결혼을 두 달 앞둔 올해 3월 정기검진에서 유방암이 재발하였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번엔 예비신랑과 함께 말이죠. 하지만 이런 사실이 서로의 약속에 흔들림을 주기보다 오히려 굳게 해주는 끈이 되었습니다.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감사하다는 믿음 가운데 이번에는 수술이 아닌 천연 치료로 방향을 잡게 되었습니다. 육식이나 동물성 기름이 배제된 신선한 채소와 과일, 곡류의 식단, 햇빛, 운동, 물, 절제, 무엇보다 믿음으로 감사하는 마음, 이것이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천연 치유의 방법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고, 억지로가 아닌 순종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그 길을 가고 싶어졌습니다. 병원 치료가 필요한 상태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또한 그것의 도움을 받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저 또한 부분적으로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에는 병이 생긴 근본 원인을 알고 그것을 치유하는 방법을 선택하고 싶었습니다. 그 과정 속에 하나님을 신뢰하는, 하나님이 예비하신 신랑은 저에게 큰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천연 치유를 집중적으로 하는 치유센터 안에서 프러포즈를 받은 신부는 흔치 않을 것 같네요.
하나님의 주관 하에 은혜롭게 올린 결혼예식 후, 9개월 차 새댁으로 하루하루를 감사 속에 보내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연장해주신 이 생명의 시간 동안 그저 하나님께 동행하며 살고 싶습니다. 얼마나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어진 하루를 하나님과 어떤 관계 속에서 사느냐가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겨봅니다. 일련의 과정들을 지내오면서 너무 큰 은혜를 받았음에도 종종 자아가 그대로 살아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시게 하는 저를 보게 됩니다. 신앙의 여정을 지나갈수록 나라는 사람은 스스로 어떠한 선도, 의도 행할 수 없는 사람임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저는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런 저에게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로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빌2:13)’ 이 말씀은 참 소망이 됩니다. 우리 안에서 자기의 기쁘신 뜻을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겠다는 약속의 말씀,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 안에 사셔야만 가능한 은혜의 삶이기에 온전히 주님만 의지합니다.
‘지금까지 지내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 이 삶의 고백이 주님 다시 오시는 그 날까지 지속되기를 기도합니다. 앞으로도 저의 작은 삶 이야기가 하나님의 사랑으로 채워질 것을 믿음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