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하나 신혼일기_#03. 여보에게 즙 짜줄 때가 제일 행복해!

글 김사름

부슬부슬 내리던 빗방울이 제법 굵어지네요. 창밖으로 내리는 빗소리가, 스피커 사이로 흘러나오는 찬양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화음을 냅니다. 친정 부모님이 4년간 손수 터를 닦고, 드디어 완공한 새 시골집에서 반가운 봄비를 맞이하는 고즈넉한 밤입니다. 농사 준비하랴, 집 공사 마무리하랴, 가끔 일당 일도 나가랴, 해보지 않던 노동을 매일 하는 남편에게도 이 밤은 노곤 노곤한 피로를 녹여주는 단비 같은 시간입니다. 일과를 마친 밤, 남편은 말씀을 보거나 관심 분야의 공부를 합니다. 그중 천연치료에 대해 강의를 듣거나 책을 볼 때면 남편이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공부해서 사름 주자!” 저의 완치를 바라는 남편의 마음이 담긴 말이라는 것을 알기에 매번 들을 때마다 함께 씽긋하고 웃습니다.

저는 한 번도 해외여행을 가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신혼여행만큼은 해외로 나가리라 다짐에 다짐을 했었죠. 가까운 오키나와에서부터 뉴질랜드, 캐나다까지 여러 후보지를 선정해 알아보느라 남편과 둘이서 신이 났던 지난해 봄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그 무렵 암 재발 판정을 받고 천연치료를 하고 있던 차라 장시간 비행은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였습니다. 비행시간도 그렇지만 천연치료의 일환으로 생즙을 바로 짜서 섭취하는 방법을 시작했기 때문에 해외로 나갈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정한 여행지는 ‘제주도’였습니다. 부부가 되어 떠나는 첫 여행이니 그 설렘 가득한 기분에 장소는 사실 상관이 없었지요. 그런데 제주도 행 비행기를 타려고 짐을 검사할 때 남편이 매고 있던 가방 중 하나에서 ‘삐비빅’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왜냐구요? 여행 기간 동안 제게 생즙을 짜주려고 스테인리스 녹즙기를 큰 가방에 넣어가지고 갔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무거운 녹즙기를 낑낑대며 들고 다니는 남편의 정성이 고맙기도 하고 또 안쓰럽기도 하더군요. 하루는 호텔에서 즙을 짜다 조심한다고 했는데도 화장실 하수구를 막히게 해 죄송하고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청소해주시는 분에게 양해를 구하고 처리를 부탁 드리는데, 웬 채소, 과일 찌꺼기가 나오나 의아해하시던 도우미 분의 표정이 잊혀지지 않네요. 호텔에서도, 펜션에서도 눈만 뜨면 생즙부터 짜서 가져다주는 남편의 사랑은 결혼 후에도 내내 지속되었습니다. 신선한 즙을 주면서 늘 제게 하는 말,
“나는 여보에게 즙 짜줄 때가 제일 행복해!”
그 말을 듣는 제 마음에도 행복이 흠뻑 스며들어옵니다. 최근에는 바뀐 환경에 적응하느라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을 힘들어해 이전처럼은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 재개할 날이 오겠죠?^^ 아니, 이제는 아침 일찍 일어나 남편에게 생즙을 짜주는 더욱 활력 넘치고 건강한 아내가 된다면 좋겠다고 생각해봅니다.

제가 생즙을 마시는 이유는 보통 환자들에게 부족한 비타민, 미네랄, 효소 등을 천연 그대로의 것으로 섭취하기 위해서입니다. 당근, 비트, 오이, 미나리, 케일, 민들레 등의 채소끼리, 오렌지, 사과, 자몽, 레몬 등의 과일끼리 배합하여 하루에 몇 잔씩 마시면 혈관을 깨끗하게 청소해주고 또 재생시켜줍니다. 알록달록 모습도 아름다운 채소와 과일 속에, 갖가지 색깔마다 우리 몸을 살리는 치료제까지 가득 넣어주신 하나님은 참으로 자상한 아버지십니다. 천연의 치료제들을 조합하여 생즙을 짜주는 자상한 남편을 만나게 하신 것도 저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아시는 아버지의 배려입니다.
제가 처음 유방암 진단을 받았을 때 집으로 직접 찾아와 천연치료에 대해 이야기해주시던 사랑 많은 사모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신선한 물을 마실 때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 물은 하나님이 제게 주시는 생명수네요. 값없이 주신 이 생명수로 제 몸과 마음을 소생케 하시니 감사합니다.’ 라고 기도하며 감사함을 표현한다면 좋겠다구요. 그 말씀은 제 뇌리에 기억되어 물을 마실 때나 생즙을 마실 때마다 감사함을 마음으로 표현하며 마십니다. 동시에 남편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건네면 입가에 번지는 남편의 미소는 저에게 다시 큰 감사로 되돌아옵니다.
생즙이 우리의 몸을 소생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처럼,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위해, 원하는 자에게는 누구에게나 값없이 그 생명을 주시기 위해 기다리고 계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오늘도 목마른 자인 저에게 촉촉한 단비가 됩니다.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 그 분의 말씀이 메마른 대지를 녹이는 오늘 밤 봄비처럼 우리를 살게 하는 이유이자 힘이 됩니다.

[계22:17] 성령과 신부가 말씀하시기를 오라 하시는도다 듣는 자도 오라 할 것이요 목마른 자도 올 것이요 또 원하는 자는 값없이 생명수를 받으라 하시더라
[요4:14] 내가 주는 물을 먹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나의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