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아야 사랑해_1.학교 놀이터 / 2.어색한 만남

 

1. 학교놀이터

초아가 좋아하는 것 중의 하나는 '학교놀이터'다. 언제 폐교가 될 지 모르는, 전교생이 스무 명도 되지 않는 초등학교가 면 소재지에 하나 있다. 집에서는 차로 약 5분 거리에, 그것도 자주 지나는 길목, 큰 도로 옆에 자리하고 있다. 학교 앞을 지나칠 때마다 "아빠, 학교놀이터에서 놀다 가면 안 돼요?"하고 수차례 묻는다. 아이에게 시간 따위는 상관없다. 그 길을 지나는 시각이 오전이든 오후든, 이미 땅거미가 짙게 깔린 늦은 저녁이든...
부모에겐 늘 사정이 있고, '다음에'라는 말과 함께 지나칠 때가 많다. 하지만 아이의 간절한 바람을 때마다 꺾어버릴 수는 없기에 시간제한을 전제로 학교놀이터에 가끔 들르기도 한다. 초등학생을 위한 놀이터라 다섯 살 아이가 마음껏 놀기엔 좀 부족한 듯 하다. 그래도 아이는 마냥 즐겁다. 먼저 아빠가 밀어주는 그네를 신나게 타고, 미끄럼틀 몇 번 슈웅~슝, 철봉도 잠깐 매달려보고, 시소도 오르락 쿵 내리락 쿵, 운동장 한 두 바퀴 다다다닥 돌며 마무리. 딱 10분만, 20분만 놀다가자 하지만, 시간은 어느새 배로 흘러가고 그저 좋아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아이를 보며 엄마는 시간제한 해제가 된다. 어린이집을 다닌다면 '학교놀이터'는 별 흥미 거리가 되지 않을텐데, 거의 집에서만 지내다보니 아이에게는 최고 즐거운 곳, 가고 싶은 곳이 학교놀이터가 되었다.
처음 이 학교놀이터를 찾았을 때가 생각난다. 유난히 겁이 많은 아이는 아빠 무릎위에 앉아 그네를 타야했고, 미끄럼틀 꼭대기에 겨우 올라가 앉아서는 미끄러져 내려오지 못하고 한참을 꾸물거리다가 결국 걸어 내려왔었다. 그러던 아이가 이제는 제법 혼자서도 잘한다. 아이가 늘 가고 싶어 하며 갈 기회를 노리는 학교놀이터. 엄마는 아이에게 그런 학교놀이터 같은 곳이 되어주고 싶다. 엄마랑 함께 있으면 최고로 즐겁다는 고백을 아이의 입술을 통해 듣고 싶은 게 엄마의 욕심이다. 늘 그렇지 못하다는 미안함과 자책감이 엄마 마음에 담겨 있으니까...
조금씩 배우고 반복하며 익숙해지고 성장하는 아이를 지켜보는 것은 부모의 기쁨이다. 작은 것에 쉽게 감동하고 즐거워하는 아이를 보며 깨끗하고 단순한 마음을 갈구하게 되는 것도 참 감사한 일이다. 
아이를 통해 우리를 향한 하늘 아버지의 마음을 생각하게 되는 나날이다.

2. 어색한 만남

"초아야, 엄마가 없을 땐, 초아가 집에서 엄마야. 초아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알아서 해야 하고, 아빠도 잘 도와드려야 해. 아침에 일어나면 이불 정리도 하고, 말 안 해도 양치도 하고, 물도 마시고, 옷도 얼른 갈아입어야 해. 초아가 늑장부리면 아빠가 지각하게 돼. 알았지?" 다섯 살 아이에게 엄마는 좀 가혹한 것 같다. 그런 엄마에게 "네~ 네~" 대답도 잘하는 예쁜 딸.
아이는 요즘 엄마와 떨어져 지낸다. 외할머니의 간병을 위해 엄마는 서울의 한 병원에 올라가 있기 때문이다. 다행이 아이는 엄마 없이도 잘 지내는 것 같다. 엄마가 간병하는 동안만이라도 어린이집을 보낼까도 고민해봤지만 아이의 적응기간, 배움의 내용, 음식, 아빠가 신경 쓸 부분 등등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키지가 않았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초아를 돌봐주고 먹여주고 놀아주는 좋은 이웃들, 믿음의 가족들이 가까이에 있다. 덕분에 엄마는 마음 놓고 집을 떠나올 수 있었다.
늘 붙어있던 엄마와 떨어져 지내는 것이 이번 뿐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아이의 마음은 허전하고 서운한 모양이다.
"엄마가 보고 싶으면 어떡하지? 아~ 영상통화도 하고 보이스톡도 하면 되지이. 헤헤." 아이는 묻고, 스스로 답을 말하며 웃어보인다. "그래, 그러면 되겠네."
"그런데 엄마를 안고 싶으면 어떡하지?" 흔들리려는 마음을 가다듬고 아이를 꼭 안아 주며 엄마가 대답한다. "대신 아빠를 꼬옥 안아주면 되지. 엄마랑 아빠랑 비슷하잖아." 엄마의 대답이 성에 차지 않는지 아이는 '히잉~' 소리를 내뱉지만, 이내 엄마에게 미소띤 얼굴을 보여 준다. 울며 떼써야 할 것 같은 상황인데 너무나 초연하게 대응하는 아이를 보니 엄마는 마음이 더 아프다.
갑작스런 일로 한 열흘만에 엄마가 집에 들렀을 때, 좋으면서도 왠지 어색함을 아이는 몸으로 표현했다. "엄마 근데, 오랜만에 엄마 보니까 좀 어색한 거 같다." "엄마도 좀 그런 것 같은데?" 엄마와 딸은 서로 쳐다보며 웃음으로 어색함을 녹여본다.
매일 먹는 밥, 매일 보는 하늘, 매일 만나는 사람... 참 자연스럽고 편안하다. 말씀을 읽는 것도 기도를 하는 것도, 그렇게 주님을 만나는 것도 마찬가지다. 예수님과 관계가 어색하지 않으려면 그 만남이 매일 매순간이어야 할 것이다.
'초아야, 다음에 만날 때는 어색하지 않게 엄마가 매일 전화할게. 우리 예수님 만나는 것도 매일 하자.'